• 2023. 9. 26.

    by. stateonlyu

    서평 _ 분석심리학과 표현예술치료

     

    [분석심리학 입문]

    분석 심리학라는 용어 조차 몰랐던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책이다. 연극심리치료를 공부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던 내가 겸손해진다. 내담자를 만나기 전에 상담자인 나를 알아야 하고 그 배움의 이론 중 하나에 분석심리학이 있음을 깨닫는다. 교수님께서 음악심리치료를 진행하는 영상을 보여주거나 이론을 설명하실 때 제일 최적화된 이론이라 생각한다. 융의 일생을 시작으로 다양한 예술치료기법들을 알아가면서 보다 넓은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역사이다”라고 말한 융의 생애를 돌아보고 나의 삶을 회고한다. 지금은 각 이론과 치료방법이 1차원적인 지식으로만 느껴지지만 그러한 지식이 쌓여 2차원이 될 것이다. 각 챕터의 핵심을 다루면서 비평을 담았다.

    [기독교 상담의 정의]

    기존에 기독교상담의 개념을 배워본 적은 없으나 예측하건대, 단순히 심리학적 지식과 기술을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오해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기독교 상담의 정의를 재정립하게 되었다. 저자는 일방적인 신앙의 틀 속에 맹종과 허탄한 이상주의를 복음의 내용으로 위장해서 가르치는 신앙을 극복해야 할 가치성과 필요성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명칭에서 느껴지는 편견에 휩싸였던 나의 오점을 제대로 지적했다. 신앙 상담도 기독교 상담의 일부라 생각했던 오류를 깨닫는다.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학문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으며 단순한 판단으로만 결정되기에는 부족했다.

    [무의식의 자기실현]

    무의식의 자기실현 과정이야말로 분석심리학의 이론적 초점이자 실천적 알맹이다. 무의식이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으나 핵심 주제가 되었던 책을 본적이 없다. 과연 내 삶의 무의식의 범위는 어디까지일지 고민하게 된다. 분석심리학의 장점을 저자는 여러 작업을 통해 숨어 있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도록 활용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일반적인 상담 과정의 이미지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책상에 앉아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상담의 주된 기법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놀이, 연극, 글쓰기의 방법들이 주된 방법임에 신기함을 느낀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한데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던 방법들이 제일 직접적인 치료법임을 깨닫게 되었다.

    [표현예술기법]

    표현예술기법은 무의식의 자기실현적 가능성을 적극 활용하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이다. 계속해서 무의식을 강조하는데 실제적으로 무의식을 고민해보지 않는 나이기에 필요성을 못 느꼈다. 물론 관심 없는 분야라 해서 틀 말하면 안 된다. 때론 꿈으로, 놀이로, 모래와 함께, 동작무용으로, 글쓰기와 명상으로, 그리고 생태 안에서, 적극적 상상의 형태로서의 무의식의 의식화와 자기실현 과정을 이끌어 내고 도와주는 과정을 표현예술 기법이라 한다.

    [융의 생애로 돌아본 나의 생애]

    모든 심리치료의 이론들이 그러하듯, 이론의 출현과 그 이론의 창시자의 생애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와는 달리 심리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이론은 창시자의 생애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느꼈었다. 다른 사람들과 분화되어 스스로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융의 개성화 이론은 지금 나에게 시기 적절하게 다가온다. 복학을 하고서 새로운 환경과 단체에 적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복학하면서 여러 일을 맡으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완전함이 아니라 온전함이 중요하다고 하는 융의 말이 위로가 된다. 온전함을 느끼며 그것을 위해 매일을 성실히 살아야겠다.

    [꿈 치료와 신앙]

    꿈은 상담자와 내담자인 우리 모두의 무의식이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룸메이트가 최근에 자신의 꿈을 말하는데 우주행성에서 나다니면서 절대적 존재가 있고 마치 영화와 게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었다. 그것을 들으면서 꿈이라서 상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뿐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무의식이 실제 삶과 연관될 수 있으며 그것을 캐치해서 상담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느꼈다. 이처럼 상담은 일상과 무의식적 삶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캐치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분석심리학과 명상]

    교수님께서 매번 수업시작 전에 명상을 시작하신다. 사실 명상이라고 하면 수련원이나 자신의 도를 닦을 때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요가 할 때 명상음악을 틀었던 기억이 난다. 분주한 마음을 잡아주고 우리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다. 무의식에 최적화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의 많은 일들을 접하면서 의식 속에 의식에 부딪히며 살아가는데 잠시 멈춤의 미학이 명상을 통해 이뤄진다고 본다. 이는 곳 무의식의 연결과 본질성에 다가가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분석심리학에서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크고 심오한 영역으로서 자아의식의 성장과 변화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 여긴다.

    [분석심리학과 문학치료]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 배경,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 이야기는 인간의 마음에서 벌어지고 일어나는 현상들을 반영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문학치료가 더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고등학생 때 국어 문학지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본다. 작품의 서사를 외우고 거기서 찾는 교훈과 맥락들을 분석했던 날들을 말이다. 문학이 가진 큰 힘은 실제 주인공을 내면화 할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된다. 역지사지의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장르이자 글이라 본다. 무엇보다 문학치료는 작품서사를 통해서 자기서사를 변화시키려는 데 그 치료적 목적을 갖고 있다. 좋은 작품과 내담자의 상황에 맞는 작품을 잘 선별해야 할 것 같다.

    [저널치료]

    저널은 자신이나 인생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이해를 위해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글 쓰는 사람의 내적인 경험, 반응 그리고 인식에 글쓰기의 초점을 맞춘다. 군대에서 훈련소부터 정체성 혼란을 시작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었다. 어려움을 어디다 털어놓지도 못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노트에 글을 썼고,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썼다. 누가 봐서가 아니라 나의 마음을 털어놓을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글을 하나하나 써나가니 그 전에 내가 했던 생각들과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비교해볼 수 있었다. 지금도 그것이 큰 자산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말 대잔치 같은 글이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이었고, 용기의 다짐이었다.

    [놀이치료]

    놀이라는 개념이 나에게는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생각난다. 성실히 일하는 개미에게는 좋은 일이 있지만 베짱이는 좋지 않았던 일 말이다. 한국사회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노는 것에 있어서 공부를 끝내야만 놀 수 있었고 조건적 놀이가 있었다. 물론 아주 어릴 적에는 아니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이라고 하면 재미라는 부분도 함께 생각할 것이다. 함께 웃는 경험을 말이다. 이것이 심리치료에 제일 괜찮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놀이의 속성 중 즐거움과 재미라는 긍정적 정서, 내적 동기에 의한 자발성,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 상징화나 은유와 같은 비사실성,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창조적 자유 등 심리치료적 관계를 형성 시켜 주고, 치료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모래놀이치료와 기독교상담]

    모래놀이치료는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고 재배열하고 복원하기 위해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 비언어적인 치료방법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모래를 갖고 놀아야 한다고 자연친화적으로 놀아야 한다고 했던 글이 기억이 난다. 비슷한 맥락에서 모래놀이치료라 생각했는데 관념은 비슷하나 개념적으로 다른 것 같다. 네모 상자에 모래를 넣어두고 색감도 달리하여 치료하는 기법이라 한다. 다른 놀이 치료보다 내담자가 상황에 대한 집중은 비교적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표현예술치료로서의 사이코드라마]

    사이코드라마의 창시자인 Moreno는 어릴 적부터 유태교와 기독교의 영향으로 신 역할을 하는 놀이를 좋아했다. 내담자가 극화, 역할연기, 자기표출을 행위화하는 집단 치료방법으로 정의하였고, 사이코드라마를 환자의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사건을 언어뿐 아니라 행위화하는 심리치료 방법이라 정의하였다. 군대에서 공부하고 싶어진 분야가 연극심리치료이다. 그와 제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분야가 사이코드라마인 것 같다. 환자의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사건을 행위화 하고 내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 말이다. 군대에서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범죄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치료함에 있어서 그 상황을 재연하는 것에 대한 치료 영상을 많이 봤었다. 사실 단기간에는 굉장히 괴롭고 어려운 치료방법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확실하고 필요한 치료라 생각한다.

    [심리상담 안에서의 음악심리치료적 접근법의 활용]

    융은 현대인의 가장 저변에 깔린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자기분열, 자기소외, 즉 자기 내면의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이탈된 삶의 전인성의 균열이 가져다 준 ‘신경증’이라 진단하고, 그 치료를 위해서는 무의식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와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의 이론을 들여다보면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이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게 사회를 안정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개인이 행복해야 그 개인이 속한 단체가 행복해지고 사회가 행복해지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음악치료의 본질인 직관, 즉흥성 지성은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지금 내가 글을 쓸 때도 음악을 듣고 노래방에서 나의 기분과 MT가서 듣는 음악과 상황이 다르다. 각 상황마다 즉흥적으로 연출되는 음악에 따라서 나의 기분은 달라진다. 군대에서 듣는 음악도 그렇다. 훈련할 때, 행군할 때, 휴식을 취할 때 우리의 마음의 변화의 리듬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적합하게 사용하는 치료라 본다.

    [분석심리학적 미술치료]

    융은 자신의 여생을 통해서 특히 자신의 개인적 위기가 닥쳐왔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칠하고 조각함으로써 생동감 있는 통찰을 얻었으며 나아가 자신의 이론 개발에 도움을 받았다. 어릴 때 벽에 그림을 그려보고 색연필을 가지고 많은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본 것을 먼저 그리고 그 위에 색깔을 덮는다. 말하지 못하고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미술치료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인터넷에는 온통 질문 별로 그림을 보고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가하는 것이 있었다.

    [분석심리학과 무용동작치료]

    무용동작치료는 ‘자유연상’을 기반으로 하는 정신분석적 무용동작치료와 ‘적극적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분석심리학적 무용동작치료로 나뉜다. ‘진정한 움직임’ 적극적 상상기법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것이 오센틱무브먼트이다. 이번 학기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는 ‘피지컬 씨어터’라는 수업을 함께 듣고 있다. 수업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해보고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잘 움직이도록 되어있는 것 같다. 수많은 관절부터 근육까지 운동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걷고, 뛰고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근데 현대사회는 의자에 앉아서 혹은 고정된 자세로 생활하는 환경이다. 자전거가 달리지 않으면 녹슬듯이 우리의 몸이 녹슨다고 생각한다. 그것과 함께 무용동작치료는 우리 몸 안에 자고 있는 잠재력을 깨우는 치료라 생각한다.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생태치료]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에 따르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너무 더디게 느껴진다. 특히 책에서 나온 지식정보사회에 문제점 중 하나인 인터넷 중독문제를 다루기에 말이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와 보내게 된다. 2살3살만 돼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의 강한 자극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보인다. 그만한 자극을 못 느끼고 몸과 마음의 자극들이 없이 일방적인 자극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고민의 대상이다. 그에 관한 해결책 중 하나는 생태치료이다. 어머니께서 숲 해설사 자격증이 있어서 산에 자주 갔었는데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인위적 환경이 자연스럽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우리 몸과 마음은 애초에 자연스러운 환경을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