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10. 2.

    by. stateonlyu

    피지컬 씨어터_연극 싱싱냉장고와 연극치료 감정모델(슬픔) 워크숍_감상문

    싱싱냉장고와 연극치료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제대로 깊이 알고 사물과 현상을 바라본다면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아는 것이 때로는 방해가 되곤 한다. 공연의 요소를 알아가고 피지컬 씨어터를 배워가는 입장에서 연극을 보니 사소한 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저 오브제는 어떤 의미일까? 저 상황에서 왜 다른 말을 했을까?”라며 모든 부분에 의미를 찾으려 한다. 이전에 나는 작품의 전체적 흐름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여러 요소를 분석하고 이후에 연결하려 한다. 숲보다 나무에 집중하는 것이다. 연극 싱싱냉장고를 보면서도 냉장고와 다른 사물의 대비되는 색감과 조명을 분석했고 연기자의 동작에 집중했다.

     

    먼저 벽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는데 거미줄 같은 배경이었다. 다른 사물들은 파란색 색들로 침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냉장고에는 다양한 물품과 추억이 들어가는데 계속 싱싱함을 강조하지만 그에 대비되는 차가움이 느껴진다. 스토리는 갈수록 이해가 잘 안되었지만 이해 안가는 부분을 돌려봐도 아직까지도 정확히 이해를 못했다. 각각의 요소에서 복합적으로 슬픔이 느껴졌는데 그와 관련해서 슬픔에 관한 연극심리치료를 찾아보았다. 특히 주인공 혼자서 냉장고에 나온 끈으로 호두까기 인형처럼 연기할 때는 너무 무서웠는데 모든 것이 메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냉장고에서 슬픔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내 삶에도 힘들고, 시들어가는 생각과 감정이 있을텐데 마음 속 싱싱냉장고에 담아두고 싱싱하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러면서 연극에서 슬픔의 표현에 관하여 여러 영상을 찾아보다가 연극심리치료 워크숍을 발견했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가 한 말이다.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연극, 뮤지컬을 찾아보면서 나는 위 말을 생각하며 나에게 필요한 영상으로 연결된 것이다.

     

    강사님께서 해당 워크숍의 목적은 슬픔을 제대로 인식하고 슬픔을 연극 치료에서 잘 활용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 하셨다. 무엇보다 무의식 상황 속에 있는 나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었다. 남을 이해하고 상담하기 이전에 나 자신을 알고 이해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셨다. 온전한 내가 되어야 타인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연극과 연기를 통한 심리치료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데 최적화된 방법이었다. 그 중에서 말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슬픔을 인지하고 자각하는 것이 핵심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에게 슬픔이란 어떤 것인지 되돌아 보았고 원천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특히 활동들이 신기했는데 육감으로 슬픔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그러한 방법들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 피지컬 씨어터 과제를 진행함에 있어서 사실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도 넣으려 노력해봐야겠다. 특히 강사님은 오브제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도 강조하셨다. 사실 매번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나에게 슬픔이란 감정은 나에게 제일 불편하고 피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그런데 나도 작은 사물들로 진지하게 표현에 집중하니 자기 애도의 상황이 지금 나에게 제일 필요한 부분이었다. 앞으로 내가 치료에 대한 공부를 함에 있어서 내담자를 이해하기 이전에 치료사로서 먼저 나를 발견하고 내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추가적으로 최근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간의 단절은 심리적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부정적 영향을 불러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배우는 심리와 공연전공에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특히 외부와 단절되고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우울해지고 슬픔이란 감정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 워크숍에서는 슬픔이란 주제를 갖고서 말, 행동, 표현 등 복합적으로 슬픔을 해소해 나갔다. 이와 관련해서 피지컬 씨어터 수업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고 현실 문제에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언택트 시대에 피지컬 씨어터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들어서 감사하다. 수업 시간에 배운 활동을 팀모임 시간에 잠깐 했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집에만 있으면서 역동적 활동을 못하는 분들에게 활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님께서 연극이나 공연, 피지컬 씨어터를 보는 것을 추천하셨지만 공연을 통해 연극심리치료 워크숍이 나에게는 복합적 깨달음을 주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는 세상 속에서 사랑을 찾아가고 싶다. 자기 애도의 과정에서 내면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일상의 슬픔을 오브제와 실제 말로 표현함으로 나를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슬픔에 관한 연기치료 과정이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다. 나 또한 무의식 속 감정을 뒤로하고 위로를 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더 노력해야겠다. 특히 피지컬 씨어터에서 배우는 다양한 활동과 표현력이 내가 가고자 하는 연극심리치료의 길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러한 워크숍이 삶을 돌아보고 무의식 속에 담긴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공연을 보면서 불편했던 감정들을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연결해보면서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